news works info

Human's Essay on Human-Code Resonance on Time (full text)

2022-2023
essay

인간-코드 감응: 시간 에서 인간의 에세이 (전문)

2022-2023
에세이

맞은편의 움직이는 이미지는 나와 코드의 합작으로 만들어졌다
코드를 입력하면 내가 손으로 그릴 수 없는 제법 멋진 것이 나온다
행위자로서의 코드
코드는 나의 좋은 협업자다
나는 코드가 가능하게 하는 것들을 본다
코드가 발휘하는 힘과 직면한다

에러
에러는 나의 제안이 코드의 논리로는 실현 불가능하다는 피드백
당연히 가능하리라 믿었던 것이 불가능할 때
나는 내가 입력했던 코드, 그러니까 내가 가능하리라 믿었던 것을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어떻게 해야 존재하게 할 수 있을까
이렇게 하면 될까, 존재 조건에 대한 의심

60분의1초
코드는 도형을 그린다
코드는 도형의 크기와 색깔, 위치와 움직임을 지정한다
코드는 도형의 존재 조건을 말한다
코드는 60분의1초마다 반복된다
가만히 있는 것처럼 보이는 도형도
실은 60분의1초마다 새로 그려지는 것이다
화면 속의 도형은 60분의1초 전의 도형과는 다른 것이다

60분의1초는 코드에서의 찰나다
원래 찰나는 손에 쥘 수 없다
찰나 라고 말할 때는 찰나를 생각하고 시간이 흐른 뒤다
찰나를 생각할 때에도 번뜩임으로부터 지연된 시간이 있다
찰나는 너무나도 얇고
얇고
얇고, 얇고, 얇아서
어쩌면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찰나를 알 수 없다
찰나가 코드에서 60분의1초로 정의되는 것은
인간의 눈이 60분의1초를 포착해낼 수 없기 때문이다
인간의 눈이 변화를 인지할 수 없을 만큼 짧은 시간이 60분의1초이고
화면 속의 도형은 가시권의 빈틈을 이용해 존재한다
보이지 않을 만큼 빨리 스쳐가는 프레임에
도형은 픽셀을 점유하고 존재한다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르는 찰나에
우리는 발을 딛고 살아간다
-발을 딛는다고 할 수 있나? 찰나는 너무나도 작아서
우리가 그 위에 발을 올린다면 그 뾰족함에 찔려서 아주 따가울 것이다

프레임이 넘어간다
그림 위에 그림이 덮인다
도형의 값이 갱신된다
직전 프레임의 위치값에서 이동을 시작한다
갱신된 위치값은 다음 이동 시 출발점이 된다
찰나는 새로운 찰나의 계기가 된다
그 찰나가 출발한 지점이 된다
아주 찰나의 존재도
이후의 찰나들에 영향을 준다
찰나는 아주 얇고
뾰족하지만
시간의 흐름 속에서 힘을 가진다
잔상으로, 반향으로
찰나 속의 존재는 다른 존재들을 향해 범람한다
계속되는 범람은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이루어진다
어딘가를 향해 끝없이 뻗어나가는 무한한 에너지

어딘가를 향해 끝없이 뻗어나가는 무한한 에너지
아주 짧은 순간이 누군가를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바꾸어놓기도 한다
우리는 종종 그런 순간을 경험하고 목도한다
-의도하지 않은 사건들과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는 삶
어디론가 흘러가는 시간에 올라탄 채
유독 거대한 힘을 가지는 찰나의 반향에 휘말려 있음을 느끼며
내내 알지 못하는 힘을 발휘하면서
프레임이 넘어간다

나는 제안하고 코드는 에러를 표하고
또 때로는 내가 상상하지 못한 멋진 걸 만들어주면서
그렇게 우리는 같이 작업을 한다
작업은 지금처럼 당신의 감각으로 범람하고

Ⓒ 2023. Seungeun Jeoung All Rights Reserved.